수녀님 세 명이 양손 가득 짐을 들고 증평행 기차에 올랐습니다. 그분들의 손에 들린 것은 점심 식사를 위한 도시락 그리고 병원 개원에 필요한 의약품이었습니다. 지나는 역마다 교인들과 신부님들의 환영을 받았던 세 여성, Mary Augusta Hock, Marie Angelica Corazon, Joan Celine은 메리놀전교회의 수녀님입니다.
빨간 벽돌로 지은 증평수녀원에 도착한 세 수녀님은 새로 건축 중인 병원을 바라보며 앞으로의 일들을 다짐했습니다. 병원 건물이 지어지는 동안 수녀님들은 옆 건물에서 먼저 진료를 보기 시작하였습니다. 매일 8시간씩 환자들을 돌보면서도 증평과 근교 사람들을 위한 치료 프로그램을 계획하였습니다.
1966년부터 메리놀병원은 지방정부와 협력하였습니다. 학생 간호사와 간호조무사, 약사보조 교육을 맡아 달라는 요청이 쏟아졌습니다. 천주교메리놀병원은 직접 집을 마련해 환자들을 보호하기도 하였습니다. ‘사랑의 집’은 장기 치료를 받거나 숙박할 곳이 필요한 환자들의 따뜻한 안식처가 되었습니다.
“천주교 성당에 병원이 들어서기 전까지는 변변한 병원이 없었어. 거기만 신식 병원이었지. 우리 식구도 몸이 아플 때 거기에 갔고. 우리 어머니도 리어카에 모시고 가봤고. 진료를 아주 잘 봤어, 그 때”
천주교 메리놀병원의 책임수녀이자 의사인 Rose Guercio은 가정 대상 의료보험조합을 시행하였습니다. 의료보험조합은 처음에 170 가족이, 3년 만에 2,600 가구가 가입하였습니다. 메리놀병원에서 의료비의 1/3을 부담하여 적자없이 운영된 것은 전국에서 증평이 유일했습니다. 1989년 전국민 의료보험제도가 시행되기 전까지 9,615 가구가 가입하고 꾸준히 운영되었습니다.